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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 solo exhibition in gallery Vinci
날짜
2025.07.11-07-19
위치
gallery Vinci
서울 서초구 방배로 234-10
gallery Vinci
2025.07.11-19
잊혀진 것들의 심연
기억은 서사가 아니다.
기억은 형태가 아니라 감각의 침전물이며,
때로는 얼굴보다 더 오래 남는 비언어적 잔재다.
그 잔재는 때로 폭발하듯 터지고,
그 이후 남은 먼지는 감정의 입자로 남아,
오랫동안 나를 덮는다.
내 작업은 그러한 기억의 구조에 대한 탐색이다.
나는 얼굴을 잊는다. 하지만 감정은 남는다.
그 감정은 색채, 온도, 파편적인 이미지로 스며들어
내 안에 무형의 형태로 퇴적된다.
이 시리즈는 바로 그 무형의 파편들을
화면 위에 불러내는 행위다.
형체 없는 얼굴, 관계의 흔적으로 남은 물건,
구체화되지 않은 감정의 밀도.
그 조각들은 ‘기억’이라 불릴 수 없는 것들의 잔존이며,
동시에 나를 구성하는 실질적인 조형물이다.
나는 ‘인물’ 그리기를 멈추고 대신 관계의 온도, 습관의 리듬,
그리고 때로는 말라붙지 않은 감정의 진동을 그린다.
이 작업은 감각의 역사이고,
기억 이전의 감정,
말 이전의 충격을
색과 구조로 조직하려는 시도다.
기억은 흐르지 않는다.
기억은 부유한다.
시간 속에서 균질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,
때로는 왜곡되고, 가라앉고, 흩어진다.
이 조각들은 외형적으로는 단절되어 있으나
정서적으로는 같은 심연의 깊이에서 길어올려진 것이다.
각 조각은 무의식의 해상도이며,
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면면이고,
지금의 나를 이룬 존재의 단면이다.
나는 이 작업을 통해 이전보다 더 회피하지 않으며,
짙은 감정들과 마침내 기억 속 깊은 심연에서 화해하고자 한다.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